[2020-1: 11주] 『사이보그로 살아가기』 저자 임소연 특강
과학기술의 시대
『사이보그로 살아가기』
임소연 지음 | 생각의힘 | 2014년 05월 25일 출간
목차
머리말
1. 사이보그의 탄생
2. 진격의 사이보그, 해러웨이의 「사이보그 선언」
3. 사이보그 과학기술학
4. 사이보그의 부활
5. 사이보그로 살아가기
참고문헌
[2020-1: 11주] 『사이보그로 살아가기』 저자 임소연 특강
과학기술의 시대
『사이보그로 살아가기』
임소연 지음 | 생각의힘 | 2014년 05월 25일 출간
목차
머리말
1. 사이보그의 탄생
2. 진격의 사이보그, 해러웨이의 「사이보그 선언」
3. 사이보그 과학기술학
4. 사이보그의 부활
5. 사이보그로 살아가기
참고문헌
사이보그라는 개념 자체에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 것이 아주 새로웠다. 생물과 기계장치의 결합체를 의미하는 사이보그가 서로 대립되어 보이는 생물과 기계장치를 융합한 중간 개념으로 상정될 수 있다는 점에서, 1세대 사이보그에서 2세대 그리고 3세대까지 나아가는 흐름이 마냥 허무맹랑하지는 않다고 느껴졌다. 직접적으로 어떻게 인간과 기계가 결합하는지를 다룬 지난 주 '바이오닉맨'과 같이 기술과학과 관련된 내용이라기보다는, 사이보그라는 개념을 우리 사회 속에서 적용, 확장했기 때문에 기술적 담론이라기도바는 철학적 혹은 언어적 담론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생활 속에서 실질적으로 기술의 영역은 넓어져가고 있고, 서론에서 저자가 든 '글을 쓰는 사람' 예시 정도로 우리가 기계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지는 않지만 많은 부분 의존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일정이나 연락처를 기록하는 것, 지인들과 연락하고 순간을 기록하는 것 등 많은 부분에서 도움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일상적인 생활과 기술이 결합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사이보그를 너무 먼 미래의 후손들에게 맡겨버리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우리에서부터 미래의 기술이 출발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지난 주 연사님의 강의 속에서 트랜스휴머니즘 그 이전에 현재 개발되고 있는 비교적 접근성 높은 전뇌를 생각한다면 사이보그의 의미를 아주 많이 확장하여 일상 속에서 기술의 영역을 넓히는 현대인들 역시 사이보그의 측면이 없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2세대 사이보그의 내용은 조금 동감하기가 어려웠다. 페미니즘은 멀고도 거대한 담론이기 때문에 최대한 귀기울여 들어보려고 노력했다. 특히 현재 한국사회에서 페미니즘이 주는 이미지를 잊고 다가가보려 노력했다. 2세대 사이보그의 시작에서 사이보그라는 개념을 '이분법을 넘어서는 개념'의 선두로 세운 것은 아주 의미 있다고 생각했다. 성별을 포함한 다양한 개념에서 이분법적인 잣대를 들이대는 것을 넘어서야 한다는 점에서, 기계-생물의 이분법을 타파하도록 하는 사이보그라는 개념이 그러한 움직임의 상징으로서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28쪽 마지막 문단부터 공감이 가지 않았다. 모두가 과학기술을 '인간'이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히려 페미니즘이 지향하는 목표와 합치된다고 생각하는데, 이를 다시 파헤쳐서 현실 속의 남성과 여성의 위계적 이분법을 들어(이부분도 명확히 논증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과학기술이 백인 남성의 도구라는 주장을 옹호하는 것은 조금 의아했다. 이분법의 완화가 목표라면 과학기술을 그저 '인간'이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는 올바른 현상이 아닌가? 내일 강의에서 조금 더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사이보그로 살아가기"라는 책 제목을 보고 우리 주변에 기계과 결합된 인간으로서의 사이보그가 넘쳐나는 미래 사회상을 다루는 책일 것이라고 미루어 짐작했는데, 제가 굉장히 좁게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사이보그'의 범위가 이렇게까지나 넓은 의미로 사용되고 또 오랫동안 논의되어 왔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최근에 "사피엔스"를 읽으며 '상반되는 명제들을 동시에 믿을 수 있는것은 인간 사고의 능력이다'는 주장이 흥미로웠는데, 기존의 이분법적인 사고를 깨뜨리기 위한 언어로써의 사이보그를 상상할 수 있었던 것 또한 같은 맥락에서 보면 인간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이보그는 인간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이것을 상상할 수 있는것은 인간만의 능력인 것이지요.
그러나 '3세대 사이보그'의 개념과 이로부터 파생되는 논의가 유용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기존에 논의되었던 사이보그의 특성을 따 와서 이러이러한 특성을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으므로 우리 또한 사이보그이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분명 흥미롭지만, 이러한 선언으로 인해 우리의 삶과 우리가 미래를 대비하는 방식이 변화하게 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과학기술을 '돌보는' 데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요. 어떻게 변화하게 될지 모르는 미래의 과학기술을 상상하고 대비하며 현재의 과학기술을 돌보는 데에는 "공상에 불과한" 1세대 사이보그가 더 유용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