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연극의 메카 대학로에서 열리는 가장 큰 축제, 서울연극제에 다녀왔습니다. 원래 공연을 보기 위해 여러 학우 분들이 더 모였었으나, 공연 시간과 개인 일정이 겹치는 바람에 결국 저와 성재규 조교님만 연극을 관람했습니다. 그마저도 따로 관극을 진행하여 글을 쓰기 약간 민망하지만..🥲 그래도 짧게 소감을 남겨보겠습니다.
저는 극단 여행자의 <베로나의 두 신사>를 관람하였습니다(05.26.목). 이번 여름 영문극회에서 셰익스피어 작 <십이야>를 함께 준비하게 되어 셰익스피어 원작이라는 사실에 눈길이 갔던 작품입니다.

[출처: 서울연극제 홈페이지]

기둥으로 단출하면서도 독특하게 공간을 분리해낸 것이 가장 흥미로웠습니다. 그런 무대에서 배우 분들이 펼친 연기는 말할 것도 없이 재밌었습니다. 특히 몸을 쓰는 것이 엄청 자유로워 보였고, 배신을 당한 주인공이 찰지게 내뱉는 대사가 여러모로 기억에 남습니다.
“친구야, 네가 친구야?”
각색이 정말 인상 깊었는데, 놀랍게도 중간에 탈춤이 등장하기도 하고, 대사와 동작에는 최근 유행어와 밈을 넣어 지루할 틈이 없었습니다. 특정 인물이 더 이상 등장하지 않을 때마다 “셰익스피어 형님이 제게 부여한 역할은 여기까지~”라며 인사를 고하는 것도 유쾌했습니다.
얼마 전 개인적으로 관람한 유라시아셰익스피어극단의 <12번째 밤>이 전부 문어체를 살린 것과 다르게, 구어체와 현대적인 언어들로 각색한 <베로나의 두 신사>는 확실히 또 다른 재미가 있었습니다. 극단 여행자의 팬이 될 것 같은, 즐거운 관람이었습니다!
성재규 조교님의 감상평을 덧붙입니다. <반쪼가리 자작>은 올해 서울연극제 대상에 선정된 작품이랍니다.
연극 <반쪼가리 자작> (05.15.일)

[출처: 서울연극제 홈페이지]

어수룩하고 남루한 광대들이 이야기를 시작하며 공연이 시작된다.
이탈리아 테랄바 영주이자 '청년, 메다르도 자작'.
선과 악이 뒤섞여 막연한 감정들이 자연스럽게 터져나오는 청년기의 메다르도 자작은 이교도와의 전쟁에 나선다.
호기롭게 나섰지만 전쟁터는 무자비했고, 용맹하게 싸우던 메다르도는 적의 포탄에 맞아 몸이 반으로 갈라져 버린다.
살려낸 메다르도는 오른쪽만 남은 반쪼가리 뿐. 그렇게 '절대적인'악만이 남은 반쪼가리 메다르도는 영지로 돌아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영주가 된다. 그러나 메다르도는 반쪽으로 갈라진 자신을 혐오할 수밖에 없었고, 세상 모든 것을 자신과 똑같이 반쪽 내겠다는 일념 하에 공포정치를 단행한다.
그러던 중 나머지 반쪽의 메다르도가 테랄바에 돌아오며 모든 것이 달라지게 된다. 왼쪽만 남은 메다르도는 악한 메다르도와는 달리 동양의 수행자들에게 깊은 가르침을 받고 세상 만물을 자비와 선행을 통해 바라보고 살아야한다고 설파한다. 영지민들은 온전하지 못한 두 반쪼가리 자작이 보여주는 정 반대의 모습에 더 큰 혼란과 고통을 겪는다.
결국 영지민들은 자신들의 '온전함'을 지키기 위해 차라리 두 사람이 같은 여인을 결혼하게 만들어 싸우다 죽게 만들자는 계획을 세운다. 두 신랑과 한 신부가 모인 결혼식, 두 메다르도는 사랑보다도 서로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다며 격돌한다. 잔혹한 혈전 끝에 두 메다르도는 쓰러지고, 영지민들은 메다르도를 처치한 공이 누구에게 있는지 다투며 서로 영주가 되겠다고 우기기 시작한다. 이윽고 죽은 줄 알았던 두 반쪼가리 자작의 피가 서로 엉겨붙더니 다시 하나의 메다르도로 합쳐진다.
공연은 '하나'의 메다르도, '온전한' 메다르도의 귀환을 환영하면서도 결국 평화로운 세상이 단 '한 명'의 통치자로부터 비롯될 수 있는지, 그리고 '온전함'이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며 열린 결말을 맞는다.

대한민국 연극의 메카 대학로에서 열리는 가장 큰 축제, 서울연극제에 다녀왔습니다. 원래 공연을 보기 위해 여러 학우 분들이 더 모였었으나, 공연 시간과 개인 일정이 겹치는 바람에 결국 저와 성재규 조교님만 연극을 관람했습니다. 그마저도 따로 관극을 진행하여 글을 쓰기 약간 민망하지만..🥲 그래도 짧게 소감을 남겨보겠습니다.
저는 극단 여행자의 <베로나의 두 신사>를 관람하였습니다(05.26.목). 이번 여름 영문극회에서 셰익스피어 작 <십이야>를 함께 준비하게 되어 셰익스피어 원작이라는 사실에 눈길이 갔던 작품입니다.
[출처: 서울연극제 홈페이지]
기둥으로 단출하면서도 독특하게 공간을 분리해낸 것이 가장 흥미로웠습니다. 그런 무대에서 배우 분들이 펼친 연기는 말할 것도 없이 재밌었습니다. 특히 몸을 쓰는 것이 엄청 자유로워 보였고, 배신을 당한 주인공이 찰지게 내뱉는 대사가 여러모로 기억에 남습니다.
“친구야, 네가 친구야?”
각색이 정말 인상 깊었는데, 놀랍게도 중간에 탈춤이 등장하기도 하고, 대사와 동작에는 최근 유행어와 밈을 넣어 지루할 틈이 없었습니다. 특정 인물이 더 이상 등장하지 않을 때마다 “셰익스피어 형님이 제게 부여한 역할은 여기까지~”라며 인사를 고하는 것도 유쾌했습니다.
얼마 전 개인적으로 관람한 유라시아셰익스피어극단의 <12번째 밤>이 전부 문어체를 살린 것과 다르게, 구어체와 현대적인 언어들로 각색한 <베로나의 두 신사>는 확실히 또 다른 재미가 있었습니다. 극단 여행자의 팬이 될 것 같은, 즐거운 관람이었습니다!
성재규 조교님의 감상평을 덧붙입니다. <반쪼가리 자작>은 올해 서울연극제 대상에 선정된 작품이랍니다.
연극 <반쪼가리 자작> (05.15.일)
[출처: 서울연극제 홈페이지]
어수룩하고 남루한 광대들이 이야기를 시작하며 공연이 시작된다.
이탈리아 테랄바 영주이자 '청년, 메다르도 자작'.
선과 악이 뒤섞여 막연한 감정들이 자연스럽게 터져나오는 청년기의 메다르도 자작은 이교도와의 전쟁에 나선다.
호기롭게 나섰지만 전쟁터는 무자비했고, 용맹하게 싸우던 메다르도는 적의 포탄에 맞아 몸이 반으로 갈라져 버린다.
살려낸 메다르도는 오른쪽만 남은 반쪼가리 뿐. 그렇게 '절대적인'악만이 남은 반쪼가리 메다르도는 영지로 돌아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영주가 된다. 그러나 메다르도는 반쪽으로 갈라진 자신을 혐오할 수밖에 없었고, 세상 모든 것을 자신과 똑같이 반쪽 내겠다는 일념 하에 공포정치를 단행한다.
그러던 중 나머지 반쪽의 메다르도가 테랄바에 돌아오며 모든 것이 달라지게 된다. 왼쪽만 남은 메다르도는 악한 메다르도와는 달리 동양의 수행자들에게 깊은 가르침을 받고 세상 만물을 자비와 선행을 통해 바라보고 살아야한다고 설파한다. 영지민들은 온전하지 못한 두 반쪼가리 자작이 보여주는 정 반대의 모습에 더 큰 혼란과 고통을 겪는다.
결국 영지민들은 자신들의 '온전함'을 지키기 위해 차라리 두 사람이 같은 여인을 결혼하게 만들어 싸우다 죽게 만들자는 계획을 세운다. 두 신랑과 한 신부가 모인 결혼식, 두 메다르도는 사랑보다도 서로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다며 격돌한다. 잔혹한 혈전 끝에 두 메다르도는 쓰러지고, 영지민들은 메다르도를 처치한 공이 누구에게 있는지 다투며 서로 영주가 되겠다고 우기기 시작한다. 이윽고 죽은 줄 알았던 두 반쪼가리 자작의 피가 서로 엉겨붙더니 다시 하나의 메다르도로 합쳐진다.
공연은 '하나'의 메다르도, '온전한' 메다르도의 귀환을 환영하면서도 결국 평화로운 세상이 단 '한 명'의 통치자로부터 비롯될 수 있는지, 그리고 '온전함'이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며 열린 결말을 맞는다.